16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왕자와 거지>는 같은 생김새 때문에 신분을 바꾼 에드워드와 톰 캔티의 이야기입니다. 궁궐에서 따분한 생활을 하던 에드워드는 자유로운 톰의 생활이 즐거워 보여 옷을 바꿔입고 서로의 역할을 바꾸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거지의 옷을 입은 왕자 에드워드, 왕자의 옷을 입은 거지 톰은 난생처음 다른 삶을 살아보게 되는데요, 서로의 생활을 체험하는 두 사람의 매일은 충격의 연속입니다. 톰은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아첨을 떠는 신하들을, 에드워드는 가난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거든요! 그러나 놀라움도 잠시, 두 사람은 입장을 바꾸어 봄으로써 그동안 자신이 보고 겪었던 자기만의 세상을 넘어 다른 사람을 이해할 기회를 갖습니다. 덕분에 에드워드는 백성들을 위할 줄 아는 왕이 되고 톰 캔티 역시 왕을 돕는 고문관으로서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게 됩니다.

   

어느 고위 관료가 왕이 엄한 형벌을 본래 처벌의 의도에 맞도록 완화시키는 관대한 정책을 펴 나가는 데 반대하며, 그런 법이 사실은 그리 혹독한 게 아니라서 고통과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어린 왕은 측은한 눈길로 신하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이렇게 대꾸했다.

 “그대는 고통과 억울함에 대해 아는가? 나도 알고 백성들도 알지만, 그대는 아닐세.”

- 마크 트웨인, 『왕자와 거지』 중에서


우리는 다양한 생명과 어울려 살아가며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존재라도 나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세상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갇혀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만 하는 신하들과 같이 어리석고,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톰의 아버지처럼 비굴한 사람일 뿐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왕자와 거지처럼 서로 다른 입장에 서보도록 누군가를 바꿔볼 수 있다면 누구를 바꾸고 싶나요?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 다른 생명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분명 커다란 변화가 생겨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