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숲을 지켜주세요
이윤영
“우리 인간은 굶주림이나 병, 가난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꿈을 위해 강을 더럽히고 땅을 파며 나무를 베어 쓰러뜨렸지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면 이 실수는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사람도 동물도 나무도 물도 모두 동등하게 살아갈 가치가 있습니다.”
- 미야자키 하야오
여러분은 이야기를 좋아하시나요? 신나는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도 있을 것이고,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랑하는 이야기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믿을 수 있나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가 바로 그런 일을 해냈다고 합니다. 토토로는 오직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도토리나무 정령이에요. 그런데 토토로가 살 것만 같은 울창한 숲을 베어내고 높은 빌딩을 세운다는 계획이 1991년에 일본에서 발표되었습니다. 토토로를 사랑했던 일본의 어린이들은 토토로가 사는 숲을 지켜달라고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썼습니다. 어린이들의 간절한 마음은 많은 어른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숲을 지키기 위한 ‘한 평 땅 사기 운동’으로 이어져 마침내 토토로의 숲은 지켜질 수 있었습니다. 토토로의 숲을 지켜낸 것은 이야기의 힘입니다. 몇몇 어른들은 숲을 인간이 마음대로 이용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땅과 나무와 하늘에는 숲의 수많은 생명들을 지켜내는 정령들이 분명 있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귀에 잘 들리지 않는 것을 보고 듣게 하는 힘이 바로 상상력이지요. 상상력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게 하고, 그 이야기는 작고 위대한 목소리들도 존중받는 정말 멋진 세상을 꿈꾸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로 세상을 채워가고 싶나요? 어른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어린이 여러분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목소리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보세요. 여러분의 순수한 눈과 귀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정한 목소리로 이 세상을 가득 채워주세요. 어린이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