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얘들아! 나는 움베르트 에코라는 학자이자 소설가야.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지. 그래서 어린이를 만날 기회는 좀처럼 없었어. 하지만 어린이도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더 쉽고 더 좋은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어. 그래서 동화도 몇 편 썼는데, 한국에도 『움베르트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에 세 편의 동화가 실려 있으니, 관심 있는 친구들은 한 번 읽어봐 주렴.
나는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인데,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정말 잘 알고 있단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 생각해.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말하고, 읽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각은 바뀔 수 있어. 책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종이책을 이길 수 있는 매체는 없다고 생각해. 눈으로 읽고, 냄새를 맡고, 손으로 느끼며, 모든 감각을 동원해 읽는 종이책이 가진 힘은 세상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하거든.
언어가 생각을 바꿀 수 있으므로, 나는 이야기를 통해 실제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어. 그래서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어린이들이 만들어가길 꿈꾸며 이야기를 썼어.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이라는 이야기에선 미국인, 러시아인, 중국인이 화성으로 떠나. 그들은 너무 다르고, 서로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서 만나자마자 서로 경계하고 미워해. 실제로도 그런 일이 종종 있지? 서로 달라서 이해할 수 없고, 자기가 더 잘났다고 다투는 일 말이야. 그런데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분명 상대가 나와 얼마나 다른지, 나보다 얼마나 못한지, 그런 것만 눈에 들어오게 될 거야.
하지만 이야기는 화성에 사는 화성인을 발견하며 바뀌기 시작해. 너무나 달라 보였던 세 사람이 화성인 앞에선 똑같은 게 너무 많았거든. 그럼 희한하게 생긴 화성인은 우리와 완전히 다른, 가까이할 수 없는 존재일까? 사실 그것도 아닐 거야. 화성인이 우리와 다르게 생긴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그 눈물 속의 마음까지 다르진 않을 테니까. 지구인도 화성인도 모두 우주인으로 하나가 될 수 있지.
결국 다르다는 게 친해질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야. 우리가 무엇을 다름의 기준으로 생각하는지, 어떤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거지. 예를 들어 이렇게 생각해봐. 우리 모두 지구별에 살고 있어, 우리 모두 이 거대한 우주에서 우연처럼 얻은 생명으로 함께해. 그렇게 거대한 공통점을 발견하고 나면 다른 사소한 차이점들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거야.
오히려 서로가 가진 다른 점들은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할지도 몰라. 「뉴 행성의 난쟁이들」에는 문명이 발전하지 않은 외계 행성에 간 지구인들이 지구의 여러 기술을 공짜로 알려주는 장면이 나와. 지구인들은 분명 좋은 걸 알려주었다고 으쓱했을 거야. 하지만 외계 난쟁이들의 눈에 지구인들은 매연, 쓰레기, 교통체증 등 행성을 망치는 것들을 가득 만들고 있었지. 과연 우리를 편리하게 만드는 도시 문명이 정말 최선의 것일까? 더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다른 선택은 없을까? 외계 난쟁이들의 다른 눈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해. 다르단 건 정말 중요한 거지.
주위를 둘러보면 전쟁, 차별, 환경파괴처럼 나쁜 일들을 벌이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변명으로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을 거야.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선택은 그렇게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지 않아. 지금 여러분처럼 있는 그대로 다른 존재를 바라보고 나와 다른 점은 다른 점대로, 같은 점은 같은 점대로 기뻐할 수 있는 선한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면 된단다. 계속해서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잃지 말고, 서로 이해하기를, 기뻐하기를, 사랑하기를 바랄게. 그 마음을 기르는 것이 책읽기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