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장소를
잃지 않기 위하여
여러분이 살던 곳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떨 것 같나요? 내가 자라왔고, 우리 가족이 살아왔던 장소가 이제 더 이상 지낼 수 없는 곳이 된다면요?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런 일을 실제로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터전을 잃거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쫓겨나는 경우도 있지요. 젠트리피케이션은 귀족・상류층(gentry)과 ‘~화 하다(fication)’의 합성어로, 영국 사회학자 루스 글라스가 1960년대에 처음 쓴 용어입니다. 당시 런던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낡은 동네가 있었는데, 그곳에 돈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위해 건물을 정비하고 새로 지으면서 땅과 건물 가격이 올라갔어요. 그러면서 원래 살던 가난한 사람들이 더 이상 그곳에 살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불렀답니다.
지금도 그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최근에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도 생겼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많아지자 안전한 지대를 부유한 사람들이 차지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위험한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소중한 장소를 빼앗기는 대부분의 경우는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어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이겨낼 수 없거나 책임이 없는 문제 때문에 쫓겨나는 상황 말이지요. 이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으로 의식주를 꼽는데, 소중한 장소를 빼앗긴다는 것은 그중 하나를 잃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의 나니 가족 역시 소중한 집과 고향을 잃게 생겼습니다. 나니네 가족은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산호섬인 폴리네시아에서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산호섬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하게 되고, 나니네 가족은 생존을 위해 섬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외할아버지는 함께 떠날 수가 없었지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터전이 물에 잠긴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또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낯선 곳으로 떠나야만 하는 나니의 마음은 어떨까요? 소설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를 읽고 함께 토론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생각하며 글을 읽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