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가능성을 믿으세요  


이윤영


여름 내내 푸르던 나뭇잎들이 가을이 되어 울긋불긋 물들고, 어느새 낙엽으로 우수수 떨어져 겨울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확연하게 보이는 변화도 있지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끝없이 변화하는 것 들이 있습니다. 나무속에 흙과 바람, 햇빛을 받으며 뿌리부터 잎 끝까지 영양소를 만들고 운반하는 세 포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러한 사실은 너무 작아서, 혹은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아서 눈에는 보 이지 않지만, 이 세계를 움직이는 주요한 원리랍니다. 


바로 이 원리에 호기심을 갖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화가가 있습니다. 힐마 아프 클린트 입니다. 힐마 아프 클린트는 1862년에 스웨덴에서 태어났는데요. 자연 가까이에 살던 힐마는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는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림 선생 님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똑같이 옮겨 그리는 것만 가르쳐줄 뿐이었지요. 힐마는 스스로 방법을 찾고자 식물을 해부해서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을 그려보거나, 눈을 감고 그림을 그리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결과 점이나 선, 도형이나 색깔로 세상을 표현하게 되었지요. 요즘은 이런 그림을 ‘추상화’라고 불러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때까지만 해도 추상화라는 말도 없었고, 이렇 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없었답니다. 그래서 힐마 아프 클린트를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라고 불러요. 


그런데 최근까지도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힐마는 여자라는 이유로,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다 른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힐마는 자신의 생각과 작품을 인정받을 날이 분명히 올 것이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자신의 청색 노트에다가 그림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꼼꼼하게 남겨 놓았지요. 사람들은 힐마의 작품을 ‘미래를 위한 그림’이라고 불러요. 미래는 지금 당장 볼 수 없고 알 수 없지만, 무척 중요한 것이잖아요? 지금 내가 어떤 생각과 선택을 할지에 따라 전혀 다른 미래가 펼 쳐지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힐마의 삶과 작품은 닮은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지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여러분도 살아가면서 여러 번 지금 당장 해결될 것 같지 않고,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것들 때문에 고 민하는 순간이 올 거예요. 하지만 이 세계를 지탱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들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선 하고 아름다운 것, 생명이 가득한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는 힘이랍니다. 그러니, 꾸준히, 성실 하게, 열심히 내 안의 가능성을 피워내기 위해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잘 지켜나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