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힘
이윤영
지구가 점점 더워지니, 유독 여름이 길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가을은 더 반갑고, 짧아 더 아쉬운 계절이지요. 하지만 높고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붉고 노랗게 물드는 나무와 곡
식을 바라보는 것은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일입니다. 정말이지 “우와!” 하는 경탄의 마음이 절로 나는 장면들이지요.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이런 아름다운 것들을 글로 담아내는 일이 문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학 작품 중에서도 시처럼 아름다운 순간을 아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 있습니다. 『청동 해바라기』인데요. 중국 소설가 차오원쉬엔이 쓴 이 작품은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년 ‘청동’과 아버지를 잃은 소녀 ‘해바라기’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리밭 마을에 살고 있는 청동의 가족은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갈 곳이 없는 해바라기를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가난 때문에 청동과 해바라기 모두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청동은 말을 할 수 없는 자신보다 해바라기가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하지요.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해바라기는 열심히 학교에서 배워 청동에게 글을 쓰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또, 먹을 것이 없어 너무나 배가 고픈 상황에서도 청동과 해바라기는 떠가는 구름을 보며 맛있는 음식들을 떠올리고, 그마저도 서로에게 먹으라며 양보하기도 하지요.
소설을 읽고 있으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소설 속 인물들이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사랑은 내가 배가 고프면 상대방도 배가 고플 것이라는 순수하고 선한 공감, 내가 학교에 가고 싶은 만큼 해바라기도 그럴 것이라는 깊고 깊은 배려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 마음은 우리 가족을 넘어서 친구와 이웃, 자연에까지 이어집니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너무나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은 『청동 해바라기』 속 보리밭 마을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풍요롭지 못합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하고,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지요. 그럴수록 우리의 삶은 팍팍해지고 날카로워집니다. 그래서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사랑하지도 못하고, 서로를 미워하거나 시샘하며 살게 되지요.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을 때 우리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고,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청동 해바라기』의 작가 차오원쉬엔은 인디고 서원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생 청동과 해바라기의 이름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그 이름은 무엇이 ‘선함’이고 무엇이 ‘아름다움’인지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선하고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