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앞장 서십시오!
이윤영
지난 봄, 산불이 크게 났던 것 기억하시나요? 걷잡을 수 없이 거센 불길이 곳곳에 번질 때, 조마조마하며 간절히 바라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비’죠.
정말 수많은 사람이 밤낮없이 불을 끄기 위해 애쓴 덕분이기도 하지만, 산불을 껐던 가장 결정적인 것은 비였어요.
이렇게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도 거대한 산불을 끌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비밖에 없습니다.
만물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또 자연의 힘은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느끼는 지점입니다.
산불을 끄는 비처럼, 그 어떤 발달한 기술이나 강력한 도구보다 더 큰 힘을 가진 것이 이 세상에는 있습니다. 생명에 대한 사랑과 아름다움이지요.
이것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평생을 사셨던 분이 있습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입니다.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은 직접 선택한 것인데, 천 년 전 가난한 이들의 곁에서
평화를 위해 삶을 헌신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다짐 때문이었습니다.
역대 교황 중에 그 이름을 선택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는데,
그것은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가장 가난하고 약한 자들 곁에 있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이들의 평화를 위해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의 곁에 있었습니다.
교황이 되고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이탈리아의 람페두사섬이었고,
이곳은 불법 이민자들이 밀항하여 누가 죽더라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며 눈물 흘리는 법을 잊은 세계에 대한 일침이었지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지막까지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사람들 곁에서 눈물을 흘렸고 따스한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교황은 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이 여러분, 앞장서십시오! 앞으로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십시오.
모두가 형제자매인 세상, 정의와 사랑, 평화, 그리고 형제애와 연대하는 세상을 위해 항상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리고 마지막 편지에서 이렇게 당부합니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온 마음을 쏟아주십시오.”
산불을 끄는 비처럼,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사랑의 마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어린이 여러분, 우리 모두 앞장서서 평화와 사랑의 세상을 위해 온 마음을 쏟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