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와 바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양화가 장철익입니다. 

망망대해 바다에서 사는 고래들에게 

더 이상 바다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고래들이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놓은 환경에서 벗어나 

바다보다 더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듯 살아갔으면 합니다. 

고래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왜 고래를 그리는가’, 

‘고래를 어떤 의미로 그리는가’, ‘그것이 환경적인 의미가 있는가’입니다. 

우선 저는 화가이지만 환경보호에도 아주 관심이 많으며, 

많은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고래는 포유류면서 바다에 사는 특이한 동물이지요. 사람처럼 무리 지어 

살기도 하고, 필요하면 함께 아이를 기르며 공동 양육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성이 뛰어난 동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에서 가장 큰 동물입니다. 이렇게 고래는 그 존재와 특성만으로도 특이하고 

아주 매력적인 동물이지 않나요? 그런 고래에게 바다라는 공간의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아서 <고래의 바다>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다가 있어서 고래가 있는 게 아니라, 고래가 있는 공간이 바다가 되는 상상으로 

하늘을 고래의 바다로 만들었지요. 


사람들은 끊임없이 꿈과 동경을 품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종종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에 다른 생명의 가치를 무시하고 파괴하곤 하지요. 그런 이유로 망망대해 

바다도 더 이상 고래에게 안전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늘을 헤엄치는 고래를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구름 속에 숨겼답니다. 

고래가 즐겁게 바다를 누비다 마음 편히 고향 바다로 돌아오는 날이야말로 

인간도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날들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