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차별에 반대합니다


여러분은 크레파스의 다양한 색깔 중 ‘살색’이라는 이름을 가 진 색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나요? 2000년대 초반까지도 크 레파스에 들어있는 여러 색깔 중 하나에 ‘살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색도 아닌데 크레파스에서 이 색깔 이름은 왜 사라졌을까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살색’ 이라는 명칭이 특정 피부색을 가진 인종에게만 해당하므로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는 단어라며 새로운 명칭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때는 주황색보다 연하다는 뜻으로 ‘살색’ 대신에 ‘연주황색’이라는 명칭이 자리 잡았었지 요. 그러나 이 불분명한 색의 이름 또한 한자를 잘 모르는 사 람에게는 차별이라는 어린이들의 반발로 지금은 ‘살구색’이 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살구색이라고 하니 어떤 색인지 바로 떠올려 지지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크레파스의 색깔을 명명할 때도 이런 차별을 염두에 두고 이름을 바 꾸기도 한다는 걸 알고 나니, 평소에 무심코 사용하는 말 중에도 이런 차별과 관련한 언어가 있지 않은지 또,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느껴지지 않나요? 

『푸른 눈, 갈색 눈』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교사 엘리어트의 실험 내용을 담은 책입 니다. 실험은 눈 색깔을 기준으로 번갈아 차별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내용입니다. “오늘 부터 푸른 눈은 우월한 사람, 갈색 눈은 열등한 사람이야”라는 선생님의 한 마디에 아이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는 놀라울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실험 후 짧은 인터뷰에서 한 아이는 “차 별을 받으니 너무 슬펐어요. 나는 슬프게 살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편견과 차 별이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책을 읽어보면 잘 알 수 있지요. 여러분은 혹시 교실에서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차별을 하거나 당해본 적이 있나요? 그럴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이처럼 알게 모르게 우리는 차별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기준들에 차별을 당 하거나 차별을 하게 되지요. 그러나 누구에게도 차별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 두 존엄한 인간이며 인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별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한 가지 시각과 기준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서로에게 폭력적인 행동입니다. 

여러분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차별의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요? 또, 여러분이 인권을 침해 받았다고 느낀 경험들이 있나요? 우리에게 어떤 보장된 인권이 있는지, 보장된 인권이 있음에 도 불구하고 차별이 가해진다면 이에 어떤 문제의식을 느끼고,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요? 일상 의 사소한 차별들을 발견하고 바꾸어 나가는 과정과 노력이 반복된다면 우리 사회는 보장된 인권을 지키고 모두에게 행복하고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차별에 대해 경 험하거나 들어봤는지 또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함께 이야기 나눠 보 았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읽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