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하고 만들어갈 장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운하 옆 오래된 집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항상 북적입니다. 아이가 아주 많았던 부인, 부유한 상인 부부, 통조림을 만드는 일터로도 쓰였던 이 집에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이었던 안네 프랑크와 그녀의 가족들이 숨어 살았기 때문입니다.

안네 프랑크는 전쟁 중 결국 나치에 희생되고 말았지만, 그녀가 남긴 일기를 읽고 누구나 그 상황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숨어 지내던 운하 옆 오래된 집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사람들은 그곳을 방문해 안네의 수많은 꿈과 희망을, 자유를 원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꼭 그때의 장소가 그대로 남아 있지 않아도, 사람들은 기념 공간을 만들거나, 조형물을 세워 그 의미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안네의 꿈과 미래를 앗아간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933년, 독일 베를린에서는 수많은 책이 불에 태워집니다. 세계를 점령하기 위해 호시탐탐 전쟁을 일으키려던 히틀러와 그의 심복으로 많은 대중을 선동했던 괴벨스는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말하는 책들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들을 광장에 모아 불태웠지요. 책들이 태워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은 전쟁을 일으켜 많은 사람을 죽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