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저의 이름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입니다. 처음 들어본 어린이도 있고, 한 번쯤 들어본 어린이도 있지요? 저는 저 멀리 미국에서 살았던 작가랍니다. 『월든』이라는 책을 썼지요. 월든은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콩코드 근처에 있는 호수 이름이에요. 제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에 있는 아름다운 곳이죠. 그곳에서 2년 2개월 정도 혼자 오두막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때 쓴 일기를 모은 책이 『월든』이구요.
저는 어려서부터 자연과 무척 가까운 삶을 살았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에서 배운 가치들이야말로 우리가 익혀야 할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너무 많은 것이 불필요하게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불필요한 것은 돈, 잘못된 법, 전쟁 같은 것들입니다. 그럼 반대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깨끗한 물, 공기, 계절에 맞춰 불어오는 바람과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생명, 이러한 것들이지요. 제가 월든에 간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것들만으로 우리가 살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서였어요. 돈을 쓰지 않고,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살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간 것이지요. 제가 깨달은 것은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진짜는 정말 많은 것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소박하고 단순한 것이 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랍니다.
여러분은 일기를 쓰나요? 저는 일기 쓰는 일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 동안 생각했던 것, 느꼈던 것, 배웠던 것, 기억해야 할 것을 잘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도 매일 일기를 쓰진 못했지만, 성실하게 일기를 쓰려고 했습니다. 제가 일기 맨 처음에 쓰는 게 있는데요. 바로 날씨예요. 간단하게라도 날씨를 꼭 썼는데, 그날 날씨의 특징이 우리 기분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날씨는 맑고, 비 오고 흐리고, 이런 게 다가 아니에요. 어떤 풀벌레나 새가 우는지, 구름의 모양은 어떤지, 바람의 방향과 세기는 무엇인지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그 속에 지구가 있고, 우주가 있습니다.
슬프게도 요즘에는 여름이 여름답지 못하고, 겨울이 겨울답지 못하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원래 그곳에 살던 생명들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요. 더운 여름 창문을 꽁꽁 닫고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면 지금 당장은 행복할지 모르겠지만, 여름에만 들을 수 있는 풀벌레 소리와 비 내린 숲에서 나는 짙은 나무 내음을 맡을 수 없습니다. 그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어요. 정말 지금 잠깐만 행복해도 괜찮나요? 여러분의 고향, 지구를 잃을 수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창문을 활짝 열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가을이 오는 소리와 냄새에 집중해 보세요. 지구가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보세요. 그것이 여러분이 누릴 수 있는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지구가 우리에게 준 가장 중요한 선물이기도 하니,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여러분, 놓치지 말고 꼭 그 선물을 받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