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얘들아. 나는 동화작가 로알드 달이라고 해. 얼마 전에 내가 쓴 이야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다시 영화로 만들어져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지? 흠, 역시 초콜 릿 공장으로 이야기를 쓴 건 좋은 선택이었어. 학습지 공장이나 감기약 공장이었으면 그 어떤 어린이도 관심이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말이야, 학습지 공장이나 감기약 공장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물건을 만들고 있을 지도 상상해 보는 것도 생각처럼 나쁘진 않을 거야. 학습지 공장에선 수학 문제들이 부모님과 선 생님에게 선택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거나, 감기약 공장에선 효과를 알아보려고 매일 감기 환자들이 나란히 앉아서 약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니!
그럴 리가 없다고? 글쎄, 나는 이 세상에 ‘그럴 리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 우리가 상상하 지 않고, 제대로 바라보지 않아서 발견하지 못하는 비밀이 많을 뿐이지. 예를 들어 너의 가장 소중한 친구 있잖아. 걔는 어쩌면 고양이가 아닐까? 알고 보면 남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는 네 발로 다니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고롱고롱 앉아있는 걸 좋아하는 거야! 그러고 보면 어쩐지 친구가 낮잠도 좋아하는 것 같고, 간식도 좋아하는 것 같고….
아니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때? 만약 내 친구가 고양이가 된다면? 나는 과연 친구를 알 아볼 수 있을까? 친구를 데려와 키워야 할까? 친구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방법을 찾아야 할까? 친구는 사람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을까?
어때, 하나의 상상만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질문이 생겨나지? 이렇게 무언가를 상상하고,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스스로 물어보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야. 그 질문에서부터 이 세상의 재미있는 모든 일이 시작되고, 나에게 어려운 일이 닥쳐도 헤쳐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거든.
내가 쓴 『마틸다』의 마틸다가 꼭 그랬어. 마틸다의 부모님은 자식에게 관심이 없고 나쁜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었 어. 학교의 트런치블 교장 선생님은 또 어떻고? 학생 들을 차별하고 괴롭히는 악당 같은 사람이었 지. 하지만 평소에 책을 많이 읽던 마틸다 는 주눅 들거나 당하기만 하지 않았어. 자 신만의 방법을 찾아내고, 악당들을 통쾌 하게 혼내주지! 게다가 누군가 자신을 행 복하게 만들어 주길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행복을 찾고 만들어 나갔어.
평소에 책을 열심히 읽는 친구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나쁜 악당을 만나는 장면은 주인공이 어려움에 빠지는 위기의 순간이기도 하지만, 그때부터가 진짜 재미있는 순간이라는 걸 말이야. 주인공만의 지혜와 용기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누구보다 주인공을 사랑하고 아끼는 주변 인물들과 행복해질 일만 남는 거지!
그러니까 만약 너희가 어려움에 처한다면, 이건 앞으로 진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거란 뜻이라고 생각해 봐. 또 마틸다처럼 스스로 행복을 찾고자 한다면, 세상엔 트런치블 교장 선생님같이 끔찍한 악당도 있지만, 하니 선생님처럼 나를 잘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도 있다는 걸 꼭 기억해.
나는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마다 이렇게 의지할 만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왔지만, 사실 여전히 하고 싶은 재미있는 농담과 이야기들이 아주 많이 있단다. 나머지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 그럼 매일의 작은 순간에 상상하고 질문해 봐. 내가 슬며시 다가가 너에게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살짝 들려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