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꿈꾸어 보아요
유영종(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어른들이 이런 것 종종 묻지 않나요? 꿈이 무엇이냐고요. 이 글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은 자기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혹시 그렇다면 그 꿈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같던가요? 선생님이나 부모님 같은 어른들의 기대가 자랑스러울 때도 있지만,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을 거예요. 만약 여러분의 꿈과 어른들의 기대가 완전히 다르면 아주 힘든 상황이 벌어지겠지요.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어요?
이번에 소개할 이야기, 케이트 디카밀로의 『생쥐 기사 데스페로』에는 자신의 꿈과 주위의 기대 사이에서 바로 그런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주인공이 나와요. 아주 오래된 성 안에서 태어난 생쥐인데요, 너무 작고 약해서 모두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대요. 그래서 어머니는 이 생쥐에게 프랑스어로 “절망”이라는 뜻을 가진 데스페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가족조차도 데스페로에게 별로 큰 기대를 가진 것 같지 않지요?
다른 생쥐들보다 아주 작고 약해서도 그렇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사실 생쥐가 무슨 커다란 꿈을 꿀 수 있겠어요. 가족들은 데스페로에게 성 안을 몰래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요. 맛있는 것을 먹는 기쁨이 삶의 목적이라고 믿는 것처럼요. 사실 생쥐들한테는 그게 전부일 수도 있어요. 대부분 생쥐들은 태어나서, 그런 조그만 즐거움을 누리다결국 세상을 떠나고 마니까요.
여러분이 데스페로라면 이런 생활, 이런 한평생에만족할 수 있겠어요? 데스페로는 다른 생쥐들과 달랐어요. 형이 맛있는 책을 갉아 먹으라고 도서관에 데려갔지만, 데스페로는 책을 먹는 것보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영롱한 빛,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졌어요. 특히 “옛날 옛적에”라고 시작하는 옛이야기들, 그리고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아가씨를 섬기는 기사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