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사랑의 계절 이야기


유영종(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더웠던 여름이 어느새 지나가고 찬 바람 부는 겨울이 되었어요. 여러분은 여름이 좋아요, 아니면 겨울이 좋아요? 저는 방학이 있는 계절이라 둘 다 괜찮지만 굳이 하나를 고르면 겨울이 더 좋아요. 거리는 반짝이는 불빛으로 장식되고, 가끔 하얀 눈이 나무와 집들 위로 소복이 쌓여 예쁘게 만드니까요. 게다가 아직도 조금 마음을 들뜨게 하는 크리스마스도 있고 말이에요.

크리스마스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르나요? 산타 할아버지와 선물 아닌가요? 저도 어렸을 적 밤늦게까지 산타 할아버지가 들고 올 선물을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1812~1870)가 쓴 『크리스마스 캐럴』이에요. 

『크리스마스 캐럴』에는 어쩌면 여러분도 이미 이름을 들어보았을 주인공이 나와요. 스크루지 영감이라고요. 스크루지 영감은 굉장히 인색하고 매정한 사람이었어요. 함께 일하는 직원, 하나뿐인 친척이 가난으로 겪는 어려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요. 경제적으로 도와줄 생각이나 따뜻한 말을 건넬 생각은 꿈에도 없었고요. 그런데 크리스마스 전날 밤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유령들이 찾아와요. 그리고 스크루지 영감은 유령들과 함께 다니며 자기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지요. 


어김없이 겨울이,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는데 올해는 반짝이는 불빛, 예쁜 풍경, 특별한 선물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 특별히 더 미안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많은 사람이 폭탄 소리로 두려움에 떨고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주위에도 가난 때문에, 혹은 차별과 혐오 때문에 힘들고 외로워하는 이웃들이 자꾸 늘어나는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용서와 사랑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나 봐요. 

『크리스마스 캐럴』은 길지 않은 작품이에요. 하지만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오랫동안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어요. 여러분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를 읽으며 기쁜 마음으로 용서와 사랑의 계절을 맞이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