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당근을 좋아하고 장난기가 많은 귀여운 토끼 캐릭터 본 적 있나요? 어디선가 본 적은 있지만 이름은 모르겠다고요? 이 토끼의 이름은 ‘피터 래빗’이에요. 아주 커다란 전나무 뿌리 밑 모래 언덕에서 엄마 토끼와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죠. 매번 엄마 말을 안 듣고 쥐, 올빼미, 고양이, 오리 등 다른 동물 친구들과 모험을 즐기다가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어른들에게 혼이 나기도 한답니다.


사실 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바로 제가 만들었어요! 저는 어린 시절부터 작은 동물들과 자연을 아주 사랑했고, 조용히 관찰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어릴 때 집에서 토끼뿐 아니라 고슴도치, 개구리, 심지어 박쥐까지 많은 동물을 기르며, 마음을 나누었어요. 작은 동물들이 가족을 이루고, 다른 동물들과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평화로운 풍경은 저에게 질리지 않는 기쁨을 주었지요.

그래서 제가 그린 그림과 제가 쓴 이야기는 대부분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답니다. 피터 래빗을 비롯한 귀여운 동물 친구들은 모두 멋지게 옷을 차려입고, 사람처럼 가족과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데요. 동물들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동물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걸 금세 깨닫게 돼요. 그러면 저절로 재미난 상상이 마구 떠오르지요!


요즘 이런 동물들을 발견하기도, 친해지기도 쉽지 않다고 들었어요. 제가 살던 시대에도 도시가 발달하고 있었답니다. 저도 오랫동안 도시에서 살았어요. 자연과 가까운 곳에 살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모두 도시에서 살기를 원해 어쩔 수가 없었지요. 16살 때 ‘레이크 디스트릭트’라는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시골 마을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제 꿈은 그곳에서 사는 것이었어요. 피터 래빗이 탄생한 것도 바로 그 마을에서의 경험 덕분이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점차 도시가 커지며 그곳도 곧 개발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저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그때까지 번 모든 돈으로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땅과 농장을 샀습니다. 이곳의 자연이 더는 파괴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레이크 디스트릭트’가 피터 래빗이 뛰어놀 수 있는 평화로운 자연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나중에는 그 땅을 ‘내셔널 트러스트’라는 환경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답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마구 개발되는 숲과 들판, 강을 보호하는 단체예요. 넓은 땅과 농장을 기부하며 부탁한 건 단 하나였죠. 자연 그대로 잘 보존해달라는 것. 덕분에 지금도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보호를 받으며 잘 보존되어 있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니, 여러분도 언젠가 놀러 오기를 바랄게요.


저는 어린이 여러분에게 숲과 들판에서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건 무척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욱이 자연을 관찰하고 다양한 동물과 친구가 될 기회를 놓치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죠. 그래서 어린이 여러분이 비록 도시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어떤 사랑스러운 존재들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피터 래빗의 이야기를 남겨두었어요. 피터 래빗은 가끔 자연의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하기도 해요. 하지만 자연에서 만난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고, 용감하게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일을 멈추지 않지요.

피터 래빗의 이야기를 읽으며 작은 동물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연습을 하다 보면, 도시 속의 작은 자연들을 발견할 수도 있답니다. 길가의 나무, 꽃, 새와 작은 개미까지! 모두 여러분에게 열심히 말을 건네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에요. 그러니 오늘부터 자연의 작고 소중한 것들을 향해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주세요.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겠죠?


*더 많은 내용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2023년 가을호에서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