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견과 차별을 깨트리는 길을 찾아서
『염소가 사라진 길』이라는 소설이 있어요. 이 소설은 미국 작가 로사 조든이 쓴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한 가족이 염소가 사라진 길을 따라 떠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의 시골 마을에 염소를 키우며 농장을 운영하는 한 가족이 있습니다. 농장을 운영하는 엄마와 주인공 케이트, 오빠 저스틴, 동생 칩, 강아지 코코, 염소 슈가와 많은 동물이 이 농장에서 함께 살고 있었죠. 아빠는 오래전 가족을 버리고 떠났고, 엄마는 농장을 살 때 빌린 은행 빚을 갚기 위해서 밤낮없이 일하고 있어 집안 상황은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염소 슈가가 사라진 것이죠. 슈가가 어디로 갔는지 열심히 찾던 케이트와 저스틴, 칩은 바닥에 떨어진 염소 똥을 단서로 그 길을 쭉 따라갑니다. 그곳에는 케이트네 집보다 조금 큰 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 집 뒤쪽에 헛간과 울타리를 두른 목초지도 있는 그곳은 흑인인 윌슨 씨의 농장이었습니다. 그 목초지 한쪽 가장자리를 보니, 크고 잘생긴 흰 수컷 염소 옆에 슈가가 있었습니다.
염소 슈가를 찾으러 윌슨 씨네 집으로 가는 길에 동생 칩은 누나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그동안 어떻게 이 집을 한 번도 안 와 봤을까?” 10년 넘게 이 마을에 살고 있고, 깊은 숲속의 유일한 이웃이었지만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거든요. 동생에게 케이트는 “전에 교회에서 흑인들은 같은 흑인들끼리만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라고 답합니다. 이웃이었지만 흑인이라 멀리 했던 것이지요.
윌슨 씨의 집으로 가까이 다가간 셋은 슈가가 숫염소를 찾아 윌슨 씨네 목초지까지 왔다는 것을 듣게 됩니다. 지역 염소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한 건강한 숫염소 빌리와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는 50달러라는 돈을 내야 했어요. 그런데 지금 당장 케이트의 가족에게는 그 돈을 낼 능력이 없었습니다. 대신 케이트는 매일 커다란 오리알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새로운 만남은 케이트 가족에게 많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강아지를 악어에게 잃어버리고 슬픔에 빠진 동생 칩은 또래 친구인 루터가생겼고, 야구 선수가 되고 싶지만 집안이 가난해 꿈을 포기하려 했던 저스틴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은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부커를 만났고, 가난한 집안 환경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케이트 또한 루비를 만나면서 점차 자존감을 회복해 갑니다.
소설에서 들려주는 것처럼 새로운 만남은 때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그 잠깐의 두려움을 이겨내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편견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있고 이웃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요. 『염소가 사라진 길』을 읽고, 우리가 편견을 걷어내고 만나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그 길에서 무엇을 만나 어떤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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