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함


유영종


이번 글은 수수께끼 문제로 시작해 볼게요. 세상에서 제일 빠른 게 무엇일까요? 

과학을 잘 아는 사람은 금방 답했을 거예요. 빛이라고요. 그런데 빛의 속도가 정말 빠른가요? 

우리가 빛의 속도로 달려도 은하수까지 가는데 지구 시간으로 수십 만년이나 걸린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별빛들도 아주 오래전에 반짝였는데 넓은 우주를 건너 이제야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라 하니 빛의 속도가 그리 빠른 것 같지 않아요.


저는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른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상상력 말이에요. 저는 조금 전 밤하늘에 떠 있는 별 이야기를 하며 은하수를 돌아다녔어요. 견우와 직녀를 찾아보다 돌아왔지요. 수십 만년이 걸린다는 거리를 눈 깜짝할 사이에 다녀온 거예요. 그러니 상상력이 빛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지 않나요? 이렇게 대단한 상상력은 우리의 따분한 일상에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힘든 하루를 이겨낼 힘이 되어주기도 해요. 마틸다에게도 그랬어요. 


마틸다는 로알드 달이 쓴 『마틸다』의 주인공이에요. 마틸다는 1살 반부터 논리정연하게 말을 할 줄 알고, 3살부터는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이렇게 특별한 마틸다에 아무 관심도 없었어요. 마틸다가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을 읽지 못하게 찢어버리기까지 했지요. 똘똘한 마틸다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무시하고 방해까지 하다니 정말 이상한 부모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