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부르는 

어린이가 되어주세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아이들


난 타리크라고 해. 여기가 어딘지 정확히 모르겠어. 나를 구조한 아저씨가 보호소에 데려다주었는데, 그 이후로 여기저기 옮겨져 왔거든. 지금은 조금 정신이 돌아왔는데, 아직도 사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어. 


지진이 났어. 그것도 몇 번씩이나. 그렇게 큰 진동은 처음 느껴봤어. 건물이 마구 흔들리더니 천장이 무너졌어. 나는 다행히 밖에 있어서 크게 다치진 않았어. 내 동생과 엄마는 집 안에 있었는데 구조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어. 어딘가에 분명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믿지만, 빨리 만나고 싶어. 하지만 내 주변에 너무 아픈 사람들도 많고 무너진 건물들도 많아서, 엄마와 동생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할 수가 없어. 


나는 시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살거든. 이웃 나라 튀르키예도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무너졌다고 하던데…. 영화 속에 있는 것 같아. 믿어지지 않아. 건물들이 무너져서 주변이 모두 회색빛이고, 사람들은 멍하게 앉아 있거나, 정신없이 뛰어다녀. 찢어진 옷, 부서진 가구,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찌그러진 차들도 여기저기 있어.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어. 


사실 내가 다리를 심하게 다쳐서 무릎 아래쪽을 다 잘라냈어. 이미 손쓸 수가 없었대. 근데 아픈지도 잘 몰랐어. 눈물도 나오지 않아. 믿어지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 꼭 살아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 그런데 어떤 간호사 선생님이 나한테 오더니, 살아줘서 고맙다고 꼭 안아줬어. 그때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 심장이 뛰는 게 다시 느껴졌어.

온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지. 그렇게 한바탕 울고 나니, 주변 사람들이 보였어. 자기 가족도 아닌데도 구출되는 사람이 있으면 진심으로 박수를 치고 기뻐해. 자기도 위험해질 수 있는데도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돌들을 파헤쳐. 전 세계에서 우리를 구하기 위해 왔대. 직접 오지 못한 사람들은 우리가 쓸 수 있도록 물건을 보내기도 했대. 


왜 그런지 생각해봤어. 나는 지금까지 나와 상관없는 일에는 별로 관심 없었거든. 그 사람들은 왜 그럴까? 답은 하나야. 우린 서로 도와야만 살 수 있거든. 마치 내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순간 꽉 안아주며 살아줘서 고맙다고 한 말에 눈물이 나고 심장이 뛰었던 것처럼, 우린 그렇게 서로가 있어야 살 수 있어. 


나는 지진에서 살아남은 아이야. 나도 누군가를 살아남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아직 지진이 또 일어날까 봐 두려운 마음도 있고, 엄마와 동생도 찾아야 하고, 집을 다시 짓고 학교에 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꼭 잘 살아남을게. 나를 살아 있게 해줘서 고마워. 나도 너희에게 살아 있어 다행인 걸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