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


박목월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

공부하는 아빠방

문을 살픈 열었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 

얘기를 못하고 방문을 닫았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 

길쌈하는 할머니방

문을 살픈 열었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 

얘기를 못하고 

문닫았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 

친구를 찾아서

골목으로 나간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 

친구를 못만나고 

되돌아 온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

공부하는 아빠방 

문을 다시 열었다.


얘기를 하고 싶은 얼굴아

이리 온.

이리 온.

할머니가 부르셨다.

아빠가 부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