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스케이트 왈츠를!
김현정
안녕하세요? 어린이 여러분!
올해는 유난히 겨울이 어서 오기를 기다렸던 듯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몸과 마음이 그동안 움츠러들고 움직임의 제한이 많았던 시기가 이번 겨울에는 끝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 이 있어서였을까요? 어린이 여러분도 몸을 좀 더 움직이고 나가서 뛰어놀고 싶으시지요?
다른 계절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지만 저는 겨울에 어린이 여러분을 떠올리 며 특히 생각나는 것이 스케이트입니다. 여러분 혹시 스케이터스 왈츠(The Skater’s Waltz, Op.183)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왈츠는 우선 하나, 둘, 셋의 리듬을 기본으로 하는 3/4박자의 춤곡이지요, 움직임이 동반되 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왈츠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나 2세의 왈츠들이 많이 알려져 있 고 쇼팽의 강아지 왈츠나, 겨울이면 또 떠오르는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속의 왈츠들도 있는데, 저는 바로 이 스케이터스 왈츠에서 겨울 분위기 느낌이 물씬 나는 것 같습니다.
이 곡은 프랑스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에밀 발퇴펠(Emile Waldteufel)이 만든 곡입니다. 파리 서쪽에 있는 불로뉴숲(Bois de Boulogne)의 연못이 얼어붙으면 사람들이 그곳에서 스케이트를 타곤 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작곡했다고 합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인 1882년에 작곡된 이 왈츠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곡으로, 음악의 구성은 ‘서주-가장조-라장조-가장조-라장조-코다’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펼쳐집니다. 각 부분에서 멜로디를 이끌어가며 주된 역할을 하는 바이올린이나 플롯, 호른의 소리도 있지만 어디에서 하프 소리가 나는지 트라이앵글이 연주할 땐 어떤 느낌을 주는지 여러분들도 소리를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지요? 휘슬 소리가 날 때는 저는 마치 제가 스케이트를 타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 듯 재밌는 느낌을 받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하는(Tutti) 부분입니다. 팀파니까지 모두 어우러져 힘차게 다 같이 연주할 때는 비록 곡 전체에 비추어볼 때는 작은 부분일지 모르나 함께 만들어내는 소리가 참으로 얼마나 아름답고 조화롭게 들리는지요!
오케스트라의 악기가 제각기 다르듯이 우리 모두는 각자의 개성이 있고, 각각 잘하고 못함이 있습니다. 정해진 위치에서 호른이 소리를 내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소리를 내고 다른 악기가 하길 기다렸다가 하프가 들어가고 트라이앵글이 울리며, 때가 되었을 때 모두 힘을 합쳐 크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름다운 숲의 멋진 스케이터들 풍경을 만들어내듯이, 우리는 각자의 개성과 힘을 합쳐 어떤 풍경을 만들어낼까요? 추운 겨울날 제대로 나가거나 움직이지 못하고 움츠러들어 있다가 두꺼운 얼음이 언 연못에서 모두 함께 즐거워하며 마음껏 미끄러지듯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그려보자니, 마치 코로나로 인해 움츠러들고 답답했던 우리가 마음껏 나가고 함께 모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이 겨울, 저는 여러분이 차가운 공기를 뚫고 얼음을 지치는 스케이터들처럼 지난 겨울과는 그래도 조금 다르게, 건강하게 몸과 마음을 모아 ‘모두 함께(Tutti)’의 힘찬 도약으로 우리 사회 공동체의 작지만 멋진 풍경을 만들어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