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신 지옥으로 가겠어!
나는 종이를 집어 손에 쥐었습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둘 중에서 어느 하나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나는 숨을 죽이고는 잠시 생각한 끝에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그러고는 편지를 북북 찢어 버렸습니다
-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중에서
여러분은 내가 어렵고 곤란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 어려움을 감수할 수 있나요?
마음은 그렇게 하고 싶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다른 사람을 위한 결정을 내리기는 참 어렵습니다. 내가 혼날까 봐, 다칠까 봐, 불이익을 받을까 봐 겁이 나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주인공 ‘헉’은 자신이 지옥에 가더라도 마음을 나눈 친구 ‘짐’이 다시 노예로 끌려가도록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소설이 쓰일 당시, 미국에는 아직 노예 제도가 있었고, 도망친 노예 ‘짐’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헉’이 해야 할 일이었거든요. 하지만 친구가 지옥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을 두고 보느니, 자신이 불법을 저질러 벌을 받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 노력의 방법으로 소설을 쓴 것이지요. 마크 트웨인이 글을 쓴 후 150년쯤 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마크 트웨인이 소설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은 여전히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나에게 이익이 없는 것 같지만, 나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일에도 용기내어 맞서고, 사랑, 우정, 자유, 평등, 평화와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지키는 일은 모두를 위해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 여러분은 누군가를 대신해 어려운 일을 할 결심이 섰나요? 여러분 마음속에는 그런 용기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선물할 것입니다.그건 인간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이니, 우리 한번 믿어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