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파랑새는 어디에…


유영종(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여러분은 어떨 때 제일 행복하다고 느끼나요? 게임을 실컷 할 수 있을 때, 늦잠을 잘 수 있을 때, 놀이터에서 뛰어놀 때…. 이런 건 상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하지요? 그런데 슬프게도 이런 행복한 느낌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아요. 끝나지 않는 게임이나 놀이는 없고, 있다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지겨워질 거예요. 온종일 잠만 잘 수도 없고요. 그리고 재밌는 시간은 평소보다 몇 배나 더 빨리 지나가 버려요. 


어른들은 진짜라는 말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종종 좀 더 멋지게 들리는 “진정한”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지요. 진정한 우정, 진정한 사랑, 진정한 행복처럼 말이에요. 어떤 것들은 진짜고 또 어떤 것들은 가짜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우정도 사랑도 행복도 오래 계속되지 못하고 금방 사라지는 건 진짜가 아닐 거예요. 그럼 정말 행복한 건 어떤 걸까요? 어떨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오스카 와일드라는 영국 작가가 쓴 『행복한 왕자』는 진짜 행복이 어떤 것인지 들려주어요.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는 화려한 궁전 안에서 풍요롭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어요. 사람들은 궁전에서 걱정 하나 없이 우아하게 살았던 왕자를 생각하며 동상을 만들고 행복한 왕자라고 이름 붙였지요. 궁전에 살던 왕자를 부러워하며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한 것이에요. 그런데 제 생각에 진짜 행복한 왕자는 살아있었을 때의 왕자가 아니라 동상으로 만들어진 왕자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행복한 왕자의 동상은 항상 슬퍼하고 있었대요. 마을 광장의 높은 기둥 위에 서 있으니까 불쌍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주 잘 보였거든요. 궁전에 살았을 때는 몰랐던 가난과 고통의 비참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 아팠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꼼짝할 수 없는 동상이니 눈물 흘리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요. 따뜻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날아가던 제비 한 마리가 행복한 왕자 동상 아래에서 잠을 청하다 왕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왕자의 부탁을 받고 동상을 장식한 금이랑 보석들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날라다 주는 일을 하게 되었어요. 


*전문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2021년 겨울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